그들의 발자국을 밟아 따라 들어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들이 물러나고 있다면 두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방어선을 좁혀서 평양을 사수하려고 하거나 아니면 전의를 잃고 철수하는 경우였다 어쨌든 그들이 비워 놓은 자리는 메꾸어 놓아야 했다좋아 이동시켜라 그러나 먼저 공격하지는 말고아직까지 김혁의 수도군단과는 대치상태에 있을 뿐 총격전은 없었다 김혁은 어떻게든 강대산을 구해 내려 할 것이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장일호는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오후 여섯시였다 강대산을 체포한지 세 시간이 지난 것이다사령관 동지 이 기회에 평양까지 밀고 들어가야 합니다 김혁은 이미 전의를 잃었습니다충동질할 필요는 없다 이제 김혁도 상황을 알게 되었을테니까 본래의 계획대로 추진한다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위대한 승리다라는 말은 전투를 치르지 않고도 전쟁에서 이긴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이번의 거사는 철저하게 준비된 것이었다 지난번 박철이 주도했던 반란에서 그는 큰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보위대장인 김운석 대장과 참모장은 김용성이 원산으로 진격해 가는 동안에 평양 시내에서 승용차와 함께 폭발했다중앙군이 장악하는 지역은 북한을 삼등분한다면 중간부분일 것이다 평양 인근만 수도군단이 맡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관할 지역 내의 모든 보위부대를 점령해 놓고 있었다사령관 동지 원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군관 한 명이 다가와 말했다머리를 끄덕인 장일호는 상황실 옆의 집무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이응수의 전화일 것이었다 책상으로 다가간 장일호는 수화기를 들었다여보세요사령관 동지 이대좌입니다그래 어떻게 되었나장일호가 대뜸 물었다사령관 동지 총비서 동지는 저희들의 조건을 승낙했습니다이응수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잘됐군 당연히 그래야지총비서는 제 3국으로 망명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만 일단 남조선으로 가는 것에 합의했습니다수고했어장일호의 목소리도 밝아졌다가족들을 뒤따라 보내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령관 동지의 약속을 받고 싶다고도 했습니다이제 장일호는 턱을 쳐들고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 강대산의 나약함이 나타난 것이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이다좋아 그렇지 않아도 내가 그쪽으로 갈테니까 그건 약속해 주지강대산의 가족이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장일호는 서둘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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