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구의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생기있고 힘찬 목청이었는데 그것이 오늘따라 유난히 돋보였다 그는 내심으로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세영의 직원들이 일괄 사표를 내고 그쪽 회사로 옮긴 것을 억제할 방법은없습니다머리를 든 박남표와 유현구의 시선이 마주쳤다 번질거리는 유현구의 이마가 광채를내는 것같이 보였다부사장실에서 중역회의를 마치고 유현구와 박남표 둘이서 남아 있게 된 것이다세영의 문제로 특별 소집된 중역회의에서는 오늘중으로 세영을 관리할 임원과직원을 선정한다는 것이 결정되었을 뿐이다부사장님 제일 시급한 문제는 세영의 오더를 단속하는 일입니다 그러기위해서는박 이사 김영남 씨가 지금 어디에 있다고 했지요 유현구의 말을 자르며 김상일이 물었다 머쓱해진 유현구가 머리를 젖혔고 박남표가허리를 폈다네 지금 사우디에 있습니다 리야드에서 도매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그 사람 세영의 오더를 건드릴 확률이 높겠군요그렇습니다 부사장님중역회의에서도 거론이 되어서 갖가지의 대책이 난무했던 터였다그러나 부러지게 결론이 맺어진 것은 없다 그저 세영의 오더를 단단히 단속하라는것으로 중역 회의를 마쳤던 것이다이제 세영은 그쪽 뭡니까 회사 이름이 한영입니다 부사장님한영에서는 노골적으로 세영의 오더를 찾아가겠군요김영남 씨는 이제 거리낌없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지난번 일로 그는 검찰에 고발되어 있는 입장입니다 하지만한영의 사장은 장일수로 되어 있어요 박 이사 김영남이는 한국에 있을 필요도없습니다이제는 유현구가 나섰다힐끗 김상일을 바라본 유현구는 그가 잠자코 있자 다시 말을 이었다그 자는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일을 꾸며 놓아서 보통 수단으로는 안 돼요 사정을봐주면 안 됩니다김상일 앞에서 유현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뒷부분의 내용이었을 것이다아랫입술을 깨문 박남표가 잠자코 테이블 위를 내려다보았다문제는 그 자 한사람이오 박 이사 머리를 눌러 놓으면 이쪽의 장일수나 다른사람들은 얼마 가지 않아 분해되어 버릴 거요 그렇지 않소 유현구가 따지듯이 물었으므로 마지못한 듯 박남표가 머리를 들었다그렇습니다 전무님사장 이하 사원급까지 40명이 넘는 직원들이 문제요 우선은 본사에서 파견된직원들이 업무 마비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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