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않은 부분이 없었으므로 가끔씩 그의 시선이 몸의 어느부분에라도 닿을 때에는 온몸에 짜릿한 반응이 올 때도 있다 김영남은 섹스를 자주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을 때 특히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때는 집요하게 공격해 왔다 이제는 그가 말을 안 해도 섹스할 때의 분위기를 봐서오희주가 짐작할 때도 있었다오늘도 그는 확인하듯이 자신의 몸을 불태울 것이 틀림없다고 믿어졌다소파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화장실의 문이 열리고 김영남이 나왔다 가운차림이었는데 머리가 물기에 젖어 번들거렸다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앞자리에 털썩 앉은 김영남의 얼굴은 말과는 달리 밝았다한성이 우리를 불신하고 있어 아니 우리가 아니라 놈들이 불신하는 것은 사장인김영남이야회사는 이제 자금 걱정도 없고 오더도 많으니까 잘 굴러간단 말이야술을 마신 탓도 있겠으나 김영남이 회사 이야기를 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오희주가 눈을 깜박이며 그를 바라보았다난 모든 것을 털어서 세영을 세웠어 물질뿐만이 아니야 내 정신도 꿈도 모두세영에 있지그의 시선을 받자 오희주가 조그맣게 머리를 끄덕여 주었다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안다 회사는 그의 자존심이며 자랑이었다알아요 그런데 왜 불신을 받아요 오희주가 묻자 김영남이 다시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저희들의 실수를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려다가 안 되니까 그러는 거야무슨 실순데요 원사가 없어진 거야 2만 킬로쯤 그것을 우리한테 주었다는데우린 그런 사실이 없다고 그랬어 그랬더니 여러 가지로 불편해날 불신하고 있어정말 그런 사실이 없다면 곧 해결이 되겠지요 안 그래요 놈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을 거야 해결되는 것을 말이야그럴 리가 있어요 놈들은 나를 궁지에 몰려고 해오희주의 차분한 시선을 받은 김영남은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털었다그런 느낌이 들어 아무래도펄렁이는 수건에 가려 그의 눈은 보이지 않았으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어쨌든 책임자는 나니까 하는 수 없지 하지만 두고보아라머리를 세운 김영남이 수건을 옆쪽으로 던졌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이마 위를덮었고 두 눈이 곧장 오희주의 시선과 부딪쳤다난 일어난다 다시 일어난단 말이다누구도 나에게서 회사를 빼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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