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군피로한 듯 목운동을 하면서 크레그는 가운 밖으로 털이 무성한 두 다리를 길게 뻗었다 LA의 FBI분실에서 어제 풀려난 그는 곧장 플로리다의 별장으로 날아왔던 것이다베란다 아래쪽에서 여자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 왔다 여자들이 풀장에서 그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아까 이라크측에서 들었는데 후세인이 금일봉을 주었다는 거야 미국 구축함까지 침몰시켰으니 후세인의 입이 벌어질 만도 하지소문에는 CIA의 특공대도 전멸당했다던데요크레그가 머리를 끄덕였다하긴 CIA가 배를 가만히 내버려두었을 리가 없지FBI는 물론이고 CIA도 제럴드를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을 겁니다유명인사가 되었어 제럴드는크레그가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나도 놈에게 금일봉을 줘야겠지 그렇지 않나 부룩스약속대로 잔금은 송금해 주었지 않습니까자리에서 일어선 크레그가 베란다로 나가 풀장을 내려다보았다여자들이 그를 향해 손을 저었고 몇 명은 앳된 소리로 인사를 했다 그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인 크레그가 몸을 돌렸다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부룩스클럽 안으로 들어선 제럴드에게 벽 쪽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여자가 손을 들어 보였다 밤 열한시가 넘어 있어서 안쪽의 테이블에 서너 명의 손님이 앉아 있을 뿐 클럽은 한산했다오늘은 늦으셨군요다가간 그에게 여자가 하얗게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삼십분 후엔 클럽의 문을 닫습니다 아마드씨 그걸 알고 계시죠알고 있어 가브리엘웨이터가 다가오더니 조니워커 레드를 내려놓고 돌아섰다 어제 마시다 남긴 술이었다어제 기회를 드렸었는데 아마드 당신은 모르는 척하시더군요술잔에 위스키를 따르는 제럴드에게 그녀가 말했다그래서 오늘은 열두시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어요고마운 일이군 가브리엘짧은 머리카락의 뒤쪽을 버릇처럼 쓸어넘긴 가브리엘이 앞에 놓인 잔을 들더니 한모금을 마셨다 짙은 속눈썹에 덮인 큰 눈동자가 제럴드를 향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곧고 날카로운 콧날 밑의 도톰한 입술은 금방 마신 술에 젖어 반들거리고 있었다날 데려가요 아마드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날 사랑해 줘요 오늘 밤에위스키를 한모금 삼킨 제럴드가 잔을 내려놓았다 가브리엘은 칼튼 호텔의 클럽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였다 국적이 프랑스이고 파리에서 자랐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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