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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선봉장 원개가 투구를 벗고는 머리를 풀어 흐트린 모습으로 다가간 순간에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원개는 말을 타고 황제를 영접했을 때 이광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1000인장의 죽음을 황제께 보고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원개가 이반의 다섯걸음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왕자 전하를 사지로 보낸 것은 선봉장인 소장의 죄올시다 목을 쳐 주소서　그 순간 이반이 빙긋 웃었으므로 장수들의 몸은 더 굳어졌다 그 웃음이 처절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때 이반이 입을 열었다　그 놈은 명을 어겼으니 죽어 마땅하나 그대까지 죽는다면 대금군의 손실은 막대하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이반이 다시 웃었다　나는 왕자가 넷이나 남았다 선봉장은 더이상 그 일을 언급하지 말라　폐하　이마를 땅바닥에 붙인 원개가 어깨를 떨었다 그때 옆에 서 있던 군사 허도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폐하 왕자 전하의 시선을 보시는 것이 아직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있소이다　그냥 묻도록 볼 필요는 없다　자르듯 말한 이반이 정색하고 장수들을 보았다　대금의 원정군은 러시아를 거쳐 다시 동방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모두 분발하라　끝을 알 수 없는 원정이었으나 장수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대금의 기마군은 천하의 끝까지 닿을 것이었다 lt끝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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