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끄덕였다한세웅의 수단이 어쩌면 더 교활하고 악랄한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가 추구하는 정의가 우리보다 더 순수한 것일지도 모르지요담배를 땅바닥에 버리고 구둣발로 비벼 끈 문대섭이 입맛을 다셨다각하 자신을 잃으셨습니까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려고 부르신겁니까난 통일위원회의 위원장이 되겠다는 꿈을 버렸습니다 그 말씀을 드리려고 나는 퇴임 후에도 국가 원로들로 구성된 통일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으면서 국정에 참여할 욕심을 냈었습니다 이인행이는 그것을 이루게 하려는 도구였습니다각하 선거가 끝나면 바로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내가 당선만 된다면 4월의 국회의원 선거는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 자민당이 1백50석은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때에는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수가 있습니다이미 약속된 일이었으나 문대섭이 다시 말했고 그의 말소리는 바람에 씻겨 운동장으로 흘러갔다난 심판을 받겠습니다 각하께서 뭐라고 말씀하셔도 나는 다릅니다 좋습니다 권력에 집착해서 이런다고 해도 할 말 없습니다 각하는 욕심을 버렸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한세웅이가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잃으신 탓이겠지요 입장이 바뀌었다면 각하의 생각도 달라지셨을 겁니다문대섭이 어깨를 펴고 장광규를 바라보았다한세웅이나 저나 추구하는 정의는 같습니다 남북통일의 열망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일본이나 중국 등 외세에 의지한 것 그것은 일시적인 것일 뿐 그놈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이용당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는 그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각하 15일 남았습니다 기운을 내셔야 합니다문대섭의 말은 열기를 띠었고 그의 얼굴은 추위를 잊은 듯 상기되어 있었다경험이 많으신 각하께서는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성즉 군왕이요 패즉 역적입니다 이긴 자는 선이고 패한 자는 악으로 매도되었던 것이 역사였습니다 이긴 자는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역사를 써 갔을 때 어떻게 기록되겠습니까우리가 이완용이처럼 나라를 팔아먹고 있습니까 국가의 대란에서 적군을 앞에 두고 도망을 쳤습니까 권세를 이용하여 예전의 어느놈처럼 돈을 쓸어 담았습니까 우린 떳떳합니다 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탈취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그렇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투쟁이 있는 법이지요 각하 나는 끝까지 싸우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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