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심이 난 부하가 다시 묻자 박영태는 머리를 저었다내버려둬라부하가 재빨리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자 박영태는 온몸의 힘을 빼고는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김막동은 지금 코리아호텔에서 이쪽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한동안 앞쪽에 앉아 있는 부하의 등을 바라보고 있던 박영태는 수화기를 들었다 모리가 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니 호텔에 남아 있는 것은 모리일 것이다여보세요직통전화였으므로 조인구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저 박영태입니다잘 진행되고 있소조인구가 대뜸 물었다회장님 그것이 조금 이상하게 풀립니다만박영태가 이야기를 마칠 때까지 그는 잠자코 있었다이인행이가 정보를 주었군 총재님이 출국한 줄을 알게 되었으니 놈들은 목표를 놓친 것이지 당연히 철수할 수밖에회장님 모리는 아직 코리아호텔에 있는 모양입니다그거 이상하군 확실합니까저희 직원들이 확인했습니다박실장 생각은 어떻소전 남아 있는 놈이 모리건 누구건 간에 이 기회에 단단히 혼을 내주고 싶은데요 어차피 놈들은 우리가 눈치채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테니까요아예 터트려 버리자는 생각이군그렇습니다내 생각도 그래요 단단히 혼을 내줍시다 그게 나을 것 같소알겠습니다전화의 스위치를 끈 박영태는 다시 스위치를 올렸다호텔 종업원의 제복을 벗겨 입은 한인수는 손에 수건을 들고 1212호실의 문을 두드렸다누구요안에서 일본어로 묻는 소리가 들렸다룸 서비스입니다난 부르지 않았는데수건 교환해 드리고 미니 바 체크하려고 합니다한동안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니 철그럭거리면서 쇠줄을 빼는 기척이 들렸다 문의 양쪽 벽에 붙어 서 있던 김막동과 김세원이 상체를 숙임과 동시에 문이 열리더니 사내의 얼굴이 드러났다 이맛살을 찌푸린 얼굴을 한 채 한인수에게 들어오라는 몸짓을 했다 한인수는 웃는 얼굴로 그의 앞으로 다가서면서 들고 있던 물통을 휘둘러서 사내의 턱을 쳤다 그 순간 김막동과 김세원이 그들의 곁을 스쳐 방 안으로 뛰어들어갔다소파에 앉아 있던 사내가 벌떡 일어나더니 두 팔을 엉거주춤 쳐들고는 이쪽을 바라보았다 순간 김막동은 사내의 손에 쥐어진 검은 물체를 보았다 권총이었다 그것을 알아차리자마자 몸을 비틀며 손에 쥐고 있던 대검을 던졌다 퍽하는 소리가 들렸고 뒤에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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