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후퇴만 합니까 우리 부대는 전투부대가 아니라 후퇴부댄 겁니까 상사가 투덜거렸다 염려 마시오 윤 상사 세상살이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오 특히 군대에서는 더 그렇소 군인이란 작전에 의해서 움직이는 기계고 작전이란 피눈물 없이 냉정한 기계조작이오편할 때 후회없이 푹 쉬어두시오 우릴 이렇게 후퇴부대로 두는 건 우리가 이뻐서가 아니오다 작전수행에 따른 거요 무찌를 가능성이 없는 막강한 적 앞에 우리를 내보내봤자 병력손실만 커지니까 어차피 후퇴작전을 하고 있는 처지에 전방부대를 받치게 하면서 병력손실을막자는 것이오 우린 지금 반격을 가할 어는 지점인가를 향해 후퇴하고 있는 것이고 이러다가 전방부대 어디에 구멍이 뚫리면 언제 전방으로 투입될는지도 모르오 우릴 놀린 만큼 써먹게 될 테니 염려 말고 기운이나 모아두시오 심재모의 말은 일종의 하사관 교육이었고상사는 멋쩍게 웃기만 했다 부대는 상주를 거쳐 구미에 이르렀다 그러는 동안에 국군이 유엔군에 편입되는 조처가취해졌다는 소식이 들렸고 다음날인 팔일에는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심재모는 국군이 유엔군에 편입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국군은 대한민국의 군대고 유엔국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돕겠다고 온 여러 나라의 잡동사니군대였다그런데 어째서 대한민국 군대가 그 잡동사니군대에 편입이 된단 말인가 주인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국군이고 유엔군은 분명객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런데 주인이 객 밑으로 들어가다니 이거야말로 빈틈없이 맞아떨어지는 주객전도가 아닌가 제대로 되자면 유엔군이 국군에 편입되어야 할 것 아닌가 그렇지 못할 바에는 서로 독립된 상태로 작전 협조를 해야할 것 아닌가 그런데 어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우리 형편이 다급하니까 어차피원조를 받아서 싸워야 할 처지니까 효과적인 작전을 수해하기 위해서 어느 것도 납득이되지 않았다 자기 나라의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이 다른 나라들의 군대에 속해 명령을 받아야 하다니 그럼 우리 나라의 존재는 무엇이란 말인가 도대체 군대란 무엇인가 한 주권국가의 영토와 국민의 생명 및 재산을 지키는 것을 의무로 하는 집단 아니던가 그러므로 그집단은 한 국가의 주권의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그 집단이 의무수행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해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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