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같은 병신은 모른다내가 보기에는 지갑이 가벼운 놈들이 그저 요행이나 바라고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앉아 있는 곳 같던데오히려 정직한 곳이지조철봉이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나는 그 번들거리는 눈이 정직하게 보인단 말이다 룸살롱에 가지 않고 이런 곳에서 때우려는 놈들이 더 도둑놈이지이곳이 수준이 있다는데두이번에는 문수가 정색했다룸살롱 여자들은 대부분이 20대인데다 직업적이지만 이곳에 등록한 여자들은 2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단 말이다 고객의 수준과 요구에 맞춰 주는데다 아마추어들이야 신선하다니까신선한 것 좋아하네 빈대같은 놈이그때 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여자 두명이 들어섰다 입을 다문 조철봉이 눈을 치켜 떴다가 숨을 들여마셨다 모든 여자에게는 느낌이 있다 이쪽이 마음만 먹으면 느낌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조철봉의 지금 느낌은 공교롭게도 신선하다는 것이었다 30대 초반쯤의 두 여자는 외출복 차림이었고 주부가 틀림없었다어서 이리로반색을 한 문수가 엉거주춤 일어서며 여자들을 맞았을 때 조철봉의 시선이 오른쪽 여자에게 머물렀다 바지에 스웨터 차림으로 갸름한 얼굴에는 화장기도 없는 것이 집에서 그냥 나온 것이 분명했다그때 여자들이 다가왔는데 조철봉과 시선을 맞춘 오른쪽 여자가 먼저 옆에 앉았다 선택권이 여자들에게 있는 것이다 문수의 옆에 앉은 여자는 동그란 얼굴에 눈이 큰 미인으로 역시 손에다 밥주걱이라도 들고 있으면 딱 맞는 차림이다반갑습니다떠들썩한 목소리로 문수가 인사를 했지만 조철봉은 옆에 앉은 여자를 살피며 입을 열지 않았다 매끄러운 얼굴의 피부를 보면 허벅지 안쪽 살결이 연상되었다 귓볼은 탐스럽고 옆모습의 선도 부드럽다 무릎위에 올려놓은 손가락은 적당하게 길었고 잘 다듬어진 손톱은 건강한 혈색을 내비췄는데 매니큐어는 칠하지 않었다 조철봉은 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사람의 활동범위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평생에 수백명 안팎의 인연밖에 만들지 못하고 간다 그래서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삼천번 인연을 쌓았던 사이라는 말조차 있지 않은가나는 조철봉이라고 합니다정색하고 조철봉이 말했을때 여자가 시선을 주더니 희미하게 웃었다 자연스러운 웃음이다 심호흡을 한 조철봉이 다시 말을 이었다이런 곳에서 당신같은 분을 만나리라고는 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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