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31일 목요일

윱한국인 세입자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윱한국인 세입자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난리통에 화교들의 재산 반출을 막으려고 매매가 금지되어 있는 데다 은행 예금도 동결되어 있는 왕탐만으로써는 윤우일한테서 받은 달러가 금쪽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오후 6시가 되었을 때 왕탐만은 시내 중심부에 있는 자카르타 호텔 라운지로 들어섰다 50대 후반의 왕탐만은 작은 키에 비대한 체격이었으나 요즘 석 달여 동안 체중이 20킬로나 줄었다 그래서 걸친 남방이 헐렁했고 바지도 펄렁거려서 후줄근한 차림이었다 손님이 서너 테이블 뿐이어서 윤우일은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갑자기 뵙자고 해서 미안합니다 이 선생]능숙한 영어로 말한 왕탐만이 주위를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그는 지금 자카르타 북부에 있는 여동생 집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평소에 인심을 잃지 않아서 종업원들의 공격대상은 되지 않았지만 사업장은 모두 폐쇄되었다 현지인 종업원들이 영업을 재개하려고 기를 썼지만 자금이 없는 터라 결국 자재만 몽땅 도둑맞았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냐는 듯 눈으로만 묻는 윤우일을 향해 왕탐만이 얼굴을 찌푸리고 웃었다[잘 아시다시피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려면 군부의 배경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도 보안국 소속의 대령을 스폰서로 두고 있었지요]왕탐만이 말을 이었다[그 대령이 곧 저택으로 찾아가 물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놈한테 나하고는 사업관계로 알게 된 사이고 저택은 그냥 빌려쓰게 되었다고 말해 주십시오][그 자가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이 있습니까]이맛살을 찌푸린 윤우일이 왕탐만을 보았다 계약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정국이 거의 무정부 상태여서요 총을 가진 놈들의 세상입니다 그놈이 어제 그 저택을 쓰겠다고 해서요][만일 나더러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당신한테 월세를 주고 빌렸다고 해야 될 것 아닙니까][그러면 곤란합니다]왕탐만이 당황한 듯이 손을 저었다[나가라고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하고 내가 말만 맞추면 말이지요]왕탐만이 의자를 당겨 바짝 다가앉았다 말랐다고는 하나 아직도 기름진 얼굴에서 진땀이 배어나오고 있었다[당신은 내 한국인 친구의 친척으로 정국이 안정되면 백화점 사업을 동업할 계획이라고 말씀해 주세요 실제도 그럴 계획이었으니까 그 담부이 대령 놈도 이해를 할 겁니다]왕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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