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지요그렇습니다 설날이나 추석때 하는 인사 같은 것이지요이제는 정색한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한국에서는 명절때의 인사까지 규제하지는 않습니다 알고 계시겠지만하지만 10만불은 거금인데인사도 격에 맞게 해야지요흠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였던 영조가 손에 쥔 술잔을 들어 한모금에 삼키더니 내려놓았다한국 정치인들이 이런 식으로 인사를 받았을까혼잣소리처럼 영조가 말했을 때 조철봉이 긴장으로 치켜들고 있었던 어깨를 늘어뜨렸다아마 이렇게 뒤탈이 없는 인사는 아무도 거절하지 않았을 것입니다그럴까더구나 영수증을 써달라고 하지도 않았거든요그렇군다시 쓴웃음을 지었던 영조가 팔목시계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밤 10시반이 되어가고 있었다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조사장아 예따라 일어선 조철봉은 영조가 의자 옆에 놓았던 가방을 집어드는 것을 보았다 조철봉이 길게 숨을 뱉었을 때 영조가 말했다고맙소 조사장아니 천만의 말씀입니다영조를 호텔 현관까지 배웅한 조철봉이 방으로 돌아왔을 때 곧 노크 소리가 울렸다 갑중이다 갑중이 문을 열자마자 물었다가방 받았습니까당연하지이제 우리 손아귀에 들어왔군요갑중의 표정이 환해졌다문에서 다시 벨소리가 울렸으므로 조철봉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아직 술이 덜 깼던 것이다 눈을 뜨고 침대 옆 탁자에 붙은 전광시계를 보니 4시반이었다 새벽이다 그 순간 머릿속에 찬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은 수상한 느낌이 든 조철봉은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그때 벨소리가 또 울리면서 이번에는 노크소리까지 났다누구요문으로 다가간 조철봉이 묻자 곧 굵은 사내의 목소리가 울렸다문 여십시오심호흡을 한 조철봉이 문을 열었다 그러자 양복 차림의 두 사내가 조철봉을 어깨로 밀면서 방으로 들어섰다 복도에도 한 사내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무슨 일입니까이미 얼굴이 굳어진 조철봉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때 사내 하나가 표정없는 얼굴로 조철봉을 보았다옷을 입으시지요 같이 가셔야겠습니다아니 어디를서둘러 주십시오그러고는 사내가 눈을 치켜뜨더니 잇사이로 말했다동무는 체포된 것입니다그 순간 조철봉은 숨을 삼켰다 무릎에 갑자기 힘이 풀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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