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는 나기성이었다 박은경 나기성이 어색한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나 이런 일 처음인데 나하고 차나 한잔 하자 주위에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이 여럿 있었으므로 나기성의 시선이 흔들렸다 30분 아니 10분이면 돼 나기성의 차가 건널목을 가로막고 서있는 꼴이었으므로 당연히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모아졌다 그때 박은경이 머리를 돌려 뒤쪽을 보았다 뒤쪽은 상가였다 그럼 저기로 가요 그래 얼굴이 환해진 나기성이 운전사에게 소리쳐 차를 보내더니 박은경의 옆으로 다가와 섰다 어디로 가자는거야 저긴 생맥주집뿐이잖아 생맥주 싫어하세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이제는 나기성의 오만했던 태도가 달라졌다 나기성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지 가자 그러더니 무안한듯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덧붙였다 대학때는 돈 없어서 생맥주도 못마셨지 취하려고 폭탄주만 마셨다구 그들이 들어선 이층 생맥주집은 손님이 한 테이블 뿐이었는데 주인 여자가 반색을 하고 맞았다 나기성은 주인한테 생맥주를 주문하더니 힐끗 박은경의 눈치를 보고나서 양주 한병을 시켰다 매상을 올려주려고 다시 어색한 웃음을 띄우면서 나기성이 말했다 술 남으면 갖고 가면 되지 뭐 안그러냐 그래요 그런데 너 호흡을 가다듬은 나기성이 박은경을 똑바로 보았다 너 본래부터 성질이 그렇게 고약한거야 제가요 쓴웃음을 지은 박은경이 나기성을 마주보았다 고약하다니 이 병신아 네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으면 고약한거야 눈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나기성이 알 리가 있겠는가 저 고약하지 않아요 착한 표정을 짓고 박은경이 다소곳하게 말하고는 시선을 내렸다 그냥 의사 표현이 확실했을 뿐이죠 그리고 다시 시선을 든 박은경이 나기성을 향해 머리를 살래살래 저었다 전 그 일이 체질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오민지 코드] lt75gt 남과 여 20 김소라는 박은경이 다가오자 눈을 흘겼다 20분이나 늦었어 넌 늦는게 습관이야 고쳐 괜찮은 남자만 나타나봐라 칼같이 시간 지킬테니까 털썩 앞자리에 앉은 박은경이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불렀다 배고프다 밥부터 먹자 학교 근처의 카페 안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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